어디론가 놀러가고 싶게 만드는 6월, 엄마와 함께 떠날 곳이 필요했다.
나이가 들수록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이 더욱 특별했다.
모녀가 함께하는 여유가득한 강릉나들이였기 때문이다.
사실 강릉을 여행지로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커피때문이었다.
최근 핸드드립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 엄마의 취미에 맞추어 한국 커피의 성지, 강릉에 방문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강릉은 커피뿐만아니라 멋진 풍경과 고즈넉한 문화재, 맛있는 먹을거리가 가득한 멋진 도시였다.
알면 알수록 기품이 넘치고 단아한 분위기가 있는 강릉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
금강산도 식후경! 강릉 초당두부마을
강원도 강릉시 초당동에는 20개 내외의 두부 전문점이 위치해있다.
초당은 허균의 아버지 허엽의 호로, 허엽이 바닷물을 간수로 이용한 두부를 만든 것에서 초당 두부마을이 유래되었다.
그래서 초당두부마을과 가까운 곳에 허균, 허난설헌 기념 공원도 있다.
다양한 초당 두부 음식점 중 주차된 차가 가장 많은 곳을 선택해서 들어갔다.
왜 이렇게 유독 사람이 많은가 했더니 '식객'으로 유명한 허영만 선생님이 취재하고 가신 곳이라고 한다.
그 자신감에선지 독특하게도 기다리는 손님들이 지루하지 않게 공개된 곳에서 손수 두부를 만들고 있었다.
덕분에 30분 정도 되는 대기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또한 손님들을 위해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를 마음껏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주부님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청국장 정식을 시키면 두부와 강릉바다에서 잡은 해산물이 같이 나온다길래 청국장정식을 주문하였다.
엄마는 '굳이 왜 두부를 30분이나 기다려서 먹어야하냐고'의아해 하였으나 한 입 맛보고는 매우 만족하였다.
직접 만든 두부를 비롯한 해산물 중심의 정갈한 반찬들이 차려져 나온다.
먹다보면 담백한 콩맛과 짭쪼롬한 생선맛이 어우러져 밥이 부족하다!
일반 음식점과는 다르게 저녁 8시가 되면 손님을 받지 않으니 되도록이면 점심즈음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허균, 허난설헌 기념공원
초당두부마을에 가서 맛좋은 두부정식을 먹었다면 그 옆의 허균, 허난설헌 기념공원도 가보길 추천한다.
초록빛잔디와 예쁜 꽃들이 알록달록 어우러진 정원과 멋스러운 소나무숲에서 산책도 즐길 수 있고,
허균, 허난설헌의 생애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기념관에서는 허균의 이야기와 허난설헌의 시를 만날 수 있다.
기념공원 초입에 예쁘게 지어진 초희 전통차 체험관이 있다.
초희는 허난설헌의 본명이다. 그녀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아름다운 한옥이 기념관 앞에 있다.
이곳에서는 강릉의 차 홍보를 위해 저렴한 가격, 무려 1000원에 전통차를 즐길 수 있다.
요즘은 커피로 유명한 강릉이지만 커피 말고도 전통차의 향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예쁜 한옥안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한복을 곱게 입으신 아주머님이 차와 한과를 내어오신다.
강릉에서 만난 뜻밖의 여유였다.
한옥과 어우러진 푸른 잔디밭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것!
강릉 여행을 한다는 것!
지은 지 얼마 안돼보이는 한옥이지만 이질감없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웠다.
엄마는 강릉의 유명 여행지 오죽헌 보다 특히 이곳을 마음에 들어했다.
무엇을 보고 있니?
엄마와의 다도 중 문 밖의 아이의 뒷모습이 예뻐보여 한 컷!
허균, 허난설헌 생가터에 있는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정원이다.
울창하고 짙푸른 나무와 담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멋스럽다.
산책하는 동네 주민 몇몇만 드문드문 보였던 조용하고 아름다운 숲이었다.
'강릉 주민들은 얼마나 좋을까-'하고 엄마는 연신 부러워하며 이곳을 걸었다.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 관광정보>
*주소 : 강원 강릉시 초당동 477-8
*전화 : 033-640-4798
*입장료 : 무료
커피 맛 좀 아는 사람이라면, 보헤미안 커피
강릉 안목항에 있는 커피거리말고 커피 좀 아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야할 곳!
바로 보헤미안 커피집이다.
한국 커피의 대가 3박 중 한 분은 돌아가시고 2분이 계신데, 그 중 박이추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커피집이다.
이른 시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30분정도 긴 줄을 서서 커피를 맛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박이추 선생님이 직접! 손수 드립해주시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요즘은 선생님의 손목 통증으로 인하여 오후 5시까지 밖에 운영하지 않는다.
부지런한 사람만이 마실 수 있는 커피였다
커피향 가득한 내부에서는 박이추 선생님이 직접 커피를 내리고 있었고, 명성에 비해 정말 적은 6-7개가 전부였다.
가격도 유명 핸드드립 커피집보다 훨씬 저렴하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바다가 보이는 풍경과 함께 최고의 드립커피를 맛볼 수 있으나, 손님이 많은 관계로 있는 자리에 앉아야 매너!
이 한잔의 커피에 원두의 맛과 박이추 선생님의 세월이, 연륜이 담겨져 있었다.
핸드드립 초보인 엄마는 좋아하는 과테말라를, 딸은 예멘 바니마타르를 황홀하게 마시며 커피타임을 즐겼다.
오전 11시 이전에 오면 저렴한 가격에 브런치 세트를 판매하니 11시 이전에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보헤미안 관광정보>
*주소 : 강원 강릉시 연곡면 영진리 181번지
*전화 : 033-662-5365
*사이트 : www.ebohemian.co.kr
신사임당, 율곡이이의 얼이 서려있는 오죽헌
오죽헌, 오죽헌 많이도 들어보았지만 오죽의 뜻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오죽헌에 와서야 비로소 뜻을 알게 되니, 백문이 불여일견!
오죽헌에는 특히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관광객들이 많았다.
신사임당, 율곡이이를 본받으라고, 그 뜻을 조금이라도 알게 해주려고 온 게 아닐까-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우리 모녀는 새삼 세월의 흐름을 느끼며 오죽헌을 거닐었다.
한옥의 분위기는 언제나 옳다.
<오죽헌 박물관 관광정보>
*주소 : 강원 강릉시 죽헌동 201번지
*전화 : 033-660-3301
*입장료 : 어른 3,000원/청소년(군인) 2,000원/어린이 1,000원/65세 이상 무료 (개인기준)
*관람시간 : 08시~18시(하절기)/8시~17시30분(동절기)
*시내버스 : 경포 강릉대 주문진행 버스 오죽헌 앞 하차
*자세한 내용은 오죽헌 박물관 홈페이지(ojukheon.gangneung.go.kr) 참고!
가족과 함께 경포호 주변 자전거 산책!
경포호 주변에는 도보, 자전거 산책 도로가 잘 조성되어있다.
관광객들은 자전거 외에도 2인승 3인승 5인승의 자전거를 대여하여 경포호를 한 바퀴 돌 수 있다.
경포호 곳곳에 있는 대여소에서 2만원 정도에 빌릴 수 있는데,
안전하고 또 힘들지 않게 강릉 중심부를 산책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한 시간이면 경포호를 한 바퀴 돌 수 있다!
최대시속이 8키로이기 때문에 안전하다.
경포 호수 주변을 자전거로 산책하는 가족의 모습이 정겨워보인다.
산책로를 돌다가 자전거를 잠시 세워놓고 경포호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산책로 바로 옆에 가시연습지도 있어서 자전거 산책이 결코 단조롭지 않다.
가족 관광객들 사이에서 핑크빛 데이트(?)를 즐기던 커플.......
낭만적으로 한손을 잡고 나란히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좋아보여~ 잘 지내나봐~ ㅠ
6월에 방문한 강릉은 바다와 차와 전통이 한 데 어우러진 분위기 있는 도시였다.
더운 여름, 빠르게 지나치는 시간들에 지쳤다면, 가족과 함께 쉴 곳이 필요하다면 솔향나는 강릉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강릉여행 관광정보>
*강릉관광 홈페이지 (https://tour.gangneung.go.kr/Tours/main.jsp)
*강릉시청 홈페이지 (www.gangneung.go.kr)
*종합관광안내소 : 1330 / 033-640-4414,4531
*강릉역 관광안내소 : 033-640-4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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