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봄은 분주하다. 따뜻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산에 들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꽃이 만발한 곳을 찾아나서곤 한다. 꽃구경하면 연상되는 벚꽃이 유명한 명소로 진해, 경주 등이 있지만 수도권 사람들에게는 이동거리가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가까운 수도권 지역의 유명꽃구경 장소는 피어난 꽃만큼 사람이 가득해, 꽃을 볼 새도 없이 인파속에서의 피곤한 꽃나들이가 되고 만다. 이렇게, 사람 많은 곳은 피곤하지만, 또 꽃나들이는 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서울에서 2시간거리에 위치한 충청남도 서산이 있다. 서산은 일반인들에게는 조금은 생소한 봄나들이 여행지이지만,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게 서산은 이미 봄철 매력적인 출사지로 알려져있다. 꽃뿐만 아니라 바다와 유명 사찰, 철새들을 만날 수 있는 철새도래지까지 있는 서산은그야말로 봄날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다.
꽃송이 하나, 서산 속 숨은 진주 용비지(용유지, 용비저수지)
사진 좀 찍을 줄 아는 당신이라면, 서산 용비지(용비저수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지도 모른다. 봄이 되면 세량지와 더불어 사진마니아들에게 출사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산벚꽃이 만개할 즈음에는 커다란 렌즈의 카메라과 삼각대를 가지고 용비지에 출사 온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저수지에 반영이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아름답게 비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수채화와 같은 그 풍경을 사진에 담기위해 많은 사람들은 바람이 없는 고요한 새벽 혹은 아침에 방문한다. 주의할 점은 용비지는 목장 안에 있는 저수지로 방역기간에 출입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출사지로 유명해지면서 입구에 난 조그만 공간으로 사람이 출입하는 것을 제지하지는 않는다.
△ 흐린 날 안개가 자욱한 저수지의 풍경
△ 산벚꽃이 만개한 용비지
꼭 사진에 취미가 있지는 않더라도 용비지는 한번 쯤 눈으로 봐야할 곳임에는 틀림없다. 목장 속 숨은 저수지는 벚꽃의 연한 분홍빛, 개나리의 샛노란 빛, 초원의 초록빛이 어우러져 봄날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굳이 사진을 찍지 않더라도 눈으로 이 멋진 광경을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난다.
△ 만개한 벚꽃과 개나리, 그리고 그 반영을 카메라에 담으려 출사나온 사람들 또한 데칼코마니가 된다.
△ 용비지에서의 흔한 광경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유명 출사지인 까닭에 여유롭게 찬찬히 즐기고 싶지만 카메라를 든 작가님들의 눈치를 보며 혹시라도 방해될까 비켜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멋진 풍경을 감상 할 수 있는 자리는 삼각대들이 점령하여, 각자 아름다운 경치를 사진에 담기위해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한층 조심스러워 진다. 하지만 수채화같은 풍경 속에서 전국에서 찾아 온 사진작가, 사진마니아들이 작품을 촬영하는 것을 보는 것도 용비지의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안개로도 가려지지 않는 동화같은 풍경
△ 도시인들에게는 익숙치 않은 초원 위의 흐드러진 벚꽃
= 용비지 Tip=
교통 : 자동차로만 방문 가능.
네비게이션에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720-20' 나 '용비농원'을 검색하고 찾아갈 것.
용비저수지를 검색하면 헤맬 수 있으니 주의.
입장료 : 없음. 방역기간에 특히 출입이 제한되니 가기 전에 확인 할 것.
추천 시간대 : 바람이 없는 아침 6시부터 8시. (최적의 반영을 촬영할 수 있음.)
주변 관광지 : 바로 옆에 서산 제8경인 서산한우목장과 제4경인 개심사가 있음.
꽃송이 둘, 봄향기 가득한 고요한 사찰 개심사
서산 해미면 가야산 상왕산 줄기에 있는 개심사는 봄에 피는 왕벚꽃과 청벚꽃이 유명하다. 사찰의 고요한 분위기와 희고 옅은 빛의 풍성한 꽃나무들이 조화로운 사찰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다른 유명 사찰과 같은 웅장함과 화려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잘 정돈된 산길과 기둥 하나하나 인공적이지 않은 사찰의 건물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또, 개심사는 다른 곳보다 벚꽃 개화시기가 느려, 매년 4월 20일 경이 절정이라고 한다. 이즈음에 사찰에 방문하면 왕벚꽃, 청벚꽃이 가득 채운 절경을 만날 수 있다. 연한 청색빛을 띄는 청벚꽃은 전국에서 개심사에만 핀다고하니, 개화시기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른 시기에 핀 벚꽃을 놓친 방문객들에게 개심사는 마지막 봄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사찰 내의 봄나들이 외의 사찰 가는 길 또한 장관이다. 서해안고속국도 15번을 타고 개심사로 가는 길에 신창저수지를 굽이굽이 지나가게 되는데, 신창저수지를 따라 푸르른 목장과 늘어선 벚나무들이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지나는 차도 없어 인상깊은 봄날의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으니, 개심사로 가는 길에 꼭 창밖을 보자. 생각지도 않은 멋진 봄풍경이 나타날 것이다. 차를 세우고 경치를 관람할 곳도 마련되어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봄을 맞이하여 활기가 넘치는 개심사 입구를 지나 계단을 오르는 길은 부처님 오신날을 준비하는 오색 연등이 방문객을 반긴다. 조금 숨이 찬 오르막 계단 길이 '세심동'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이 길은 또한 해미읍성부터 여미리 석불입상에 이르는 서산 아마메길 1구간(17km)에 속해 있기도 하다. 그 중 개심사로 부터 시작되는 아라메길 1-1구간(9km)은 산을 따라 제 2경 마애여래삼존상 코스를 포함한 길로 걷기 좋아하는 방문객들에게 좋을 것이다.
△ 아직 피지 않은 꽃가지들
△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둔 개심사
△ 개심사 풍경
△ 개심사 풍경
= 개심사 Tip=
교통 :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는 힘드니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
입장료 : 무료
개화시기 : 매년 4월 20일 경 (이상기온으로 이르게 개화할 수 있으니 참고)
먹거리 : 사찰 밑에 산채비빔밥, 파전 등을 파는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주변관광지 : 용비저수지, 신창저수지, 서산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서산한우목장 등
꽃송이 셋, 들어갈 수 없어 아쉬움이 가득한 서산 제8경 서산한우목장
개심사를 관람하고 나오는 길, 저 멀리에 벚꽃나무가 가득한 분홍빛의 군락이 보인다. 그 곳으로 차를 몰고 가보니, 이미 몇몇의 관광객들이 길가에 차를 세우고 경치를 감상하기 바쁘다. 바로 서산한우목장이다. 이곳은 농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에서 관리하는 목장으로, 봄철 넓은 초지와 함께 늘어선 벚꽃길이 유명하다. 그 아름다움에 서산 구경 중 제 팔경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지만, 현재는 아쉽게도 한우 보호를 위해 출입이 제한된다. 그래서인지 아쉬움을 토로하며 철망사이로 경치를 감상하거나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이 들어갈 수 없어,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한없이 흐드러진 꽃과 넓은 초원은 길가다 멈추어 서서 구경할 만 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 외부에서만 관람 가능한 한우목장의 전경
△ 아쉬움에 철책사이로 관람하는 사람들
△ 철망사이로 본 한우목장의 벚꽃길
= 서산한우목장 Tip=
교통 : 대중교통이용 불가. 서해안고속국도 15번을 타면 바로 옆에 목초지가 나온다.
주의할 점 : 입장불가. 오직 외부에서만 관람가능. 잠시 멈추어 경치만 감상하는 정도의 관람을 추천한다.
주변관광지 : 개심사, 용비저수지, 신창저수지 등
꽃송이 넷, 나만 알고 싶은 그 길, 황홀한 벚꽃길 해미천
해미읍내를 조금 지나면 해미순교성지를 끼고 해미천을 따라 끝없는 벚꽃길이 나타난다. 여의도, 석촌호수 등 이번 봄에 참으로 많이도 꽃구경을 다녔지만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울 수 없었다. 해미순교성지에서 근무하시는 해미토박이님의 말에 따르면 하천을 정비하고 벚나무를 심은지는 약 5년 정도 되었지만, 벚나무가 성장하여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 것은 작년부터라고 하니, 해미천의 이 숨막히는 광경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납득이 간다. 주말에는 조금 붐볐다고 하지만, 꽃이 사방팔방에 흐드러져 흩날리는 이 길은, 금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몇몇의 산책하는 시민들만이 꽃길을 걷고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숨막히게 아름다운 길에 사람이 없다는 부분이 조금 야속하기도 하고,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서산시민이 매우 부러워졌다. 길가다 만난 서산 시민들이 한결같이 서산의 아름다움, 살기좋음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말했던 것들이 오버랩되며, 서산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누구든 이 꽃길을 마주한 사람은 분명 내년 봄에도 다시 방문할 것을 기약하리라 믿는다.
△ 벚꽃이 흐드러진 해미천
△ 해미천을 따라 끝없이 늘어진 벚나무들
△ 떨어진 꽃송이 하나조차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 봄기운이 만연한 해미천의 라이더들
△ 꽃나들이 나온 고등학생들
=해미천 벚꽃길 Tip=
찾아가는 길 : 해미읍성을 지나 해미순교성지를 찾으면 순교성지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해미천 길이 펼쳐져 있다.
입장료 : 무료
주변관광지 : 해미읍성, 해미순교성지, 해미향교 등
참고할 점 : 해미천을 따라 걷다가 해미순교성지를 관람하는 것이 좋은 관광 코스가 될 것이다.
또는 해미읍성 관람 후 해미순교성지로 이동하면서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따로 주차할 곳이 없으니 주의할 것.
용비지로 시작된 서산 여행은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며 봄날을 한껏 즐기게 해주었다. 1박 2일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서산은 한 시간, 한 시간이 아까워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는 여행지였다. 다만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자가용이 없는 관광객들에게는 조금 난이도 높은 여행이 될 것을 예상한다. 이 기사는 봄꽃따라 방문한 여행코스를 소개하였지만, 서산은 바다와 갯벌, 철새도래지 등 여름 가을에도 즐길 수 있는 관광코스가 매우 많으므로 서산문화관광 사이트(http://www.seosantour.net/)를 참고하기를 바란다. 신청을 하면 무료로 관광안내책자를 보내주니 여행계획을 세우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서산시 봄철 여행 Tip=
서산문화관광 사이트 http://www.seosantour.net/
서산투어 블로그 http://blog.daum.net/seosantour
다국어 관광안내 : 국번없이 1330
서산시청 : 041-660-2114
관광안내 : 041-660-2499
아라메길안내소 : 041-662-2113
해미관광안내소 : 041-660-3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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