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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소격효과

[영화] 비버





[영화] 비버 




비버 (2012)

The Beaver 
7.3
감독
조디 포스터
출연
멜 깁슨, 안톤 옐친, 조디 포스터, 제니퍼 로렌스, 재커리 부스
정보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91 분 | 2012-04-12
글쓴이 평점  



하루종일 누워있었다.

일어나 하루종일 티비를 보다가 프레도랑 햄버거 세트를 시켜먹었다.

다시 쇼파에 누워 영화를 보자고 생각했다.

전부터 보려고 생각해둔 영화 비버를 틀었다.


우울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홍보를 이상하게해서 반감을 좀 산 듯하지만

정말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절대 코미디 영화가 아니다.

일단 비버부터가 코믹하게 또는 가볍게 생기지 않았음을 느꼈기를 바란다. 

괴기스럽기까지하다.


주인공과 다른 인물들 하나하나의 감정 묘사가 정말 세밀하게 그려지고

각자 관계에서 나타나는 갈등들이 치밀하게 구성되었다.

조디 포스터가 감독이자 배우로 나오는데 사람의 감정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하고 있는 사람임이 분명하다.

멜 깁슨이 연기하는 월터 블랙은 꼭 버드맨의 주인공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버드맨은 환상적인 소재로 풀어나갔다면 이 영화는 주인공의 우울증을 정면돌파해 나가는 느낌이었다.

현실의 우울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감정은 주변에 전파되기 때문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들은 그 영향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부분이 영화에 너무 잘 묘사되었다.

자신만의 슬픔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월터는 열심히 어두운 부분을 몰아내려 애쓴다.

그런 노력은 기형적으로 비버인형을 통해 나타나는데,

비버를 통한 밝음이 현실에 영향을 줄수록 그의 모습이 더 비정상적으로 다가온다.

겉으로는 호전되는 듯 하지만 진정한 극복이 아님을 모두 알고 있다.

인물들에게 각자 어떤 트라우마나 상처가 있는데 이를 똑바로 바라봐야함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그 과정에는 분명 누군가가 함께할 거라는 메시지와 함께.

인물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안쓰러우면서 애틋하게 느껴졌다.

나는 한 명의 우울증을 겪고있는 관객이 되어 카타르시스를 아주 깊게 느끼며 감상하였다.


이야기적 요소 외에도 플롯 구성과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한 잘 만든 영화였다.

다음에 한 번더 곱씹으면서 봐도 좋을 것 같다.

좋은 영화 한 편을 발견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