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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공전연시노트

[공연] 국립국악원 연주극 어리


[공연] 연주극 어리





국립국악원에서 처음으로 공연관람을 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훠우!


주말에 북적이는 예술의 전당과는 달리

그 옆 한 구석에있는  한가한 국립국악원의 모습,

항상 가득차있던 다른 공연들과는 달리

빈자리가 많이 보이는 국악공연장의 모습이

씁쓸한. 안타까운.




- 의식의 흐름 노트

   약간 으스스한 느낌의 가야금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공연은 양녕대군과 그의 연인인 어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놉시스를 보면 소리꾼 샤먼과 가야금 연주자가 매개가 되어 극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미리 안 읽어봤으면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을 법한, 관객들에게 친절하지는 않은 형식이었다. 국악 공연에 대한 소재가 항상 우리나라의 역사인 것, 그리고 지나치게 쾌활하거나 혹은 무겁다는 것이 뭔가 한계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조금 더 대중적인 내용의 국악 공연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전개 속도가 일관되게 느리면 관객이 얼마나 힘들게 감상하게 되는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한시간이 넘는 공연 내내 감정선을 유지하며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아주 심오한 내용의 극 외에는 불필요한 것 같다. 또 창과 가야금이라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국악 소재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뒤로 갈수록 주인공들의 비극적 상황에만 초점이 맞춰져서 아쉬웠다. 철저하게 현재성을 추구한다고 하였는데 이 현재성은 샤먼의 역할이 담당하기에 샤먼으로 나오는 소리꾼의 역할이 더 비중있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극이 흘러갈수록 소리꾼은 그냥 과거 상황 속 내레이션으로, 가야금 소리는 배경음악으로만 쓰이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내가 수준이 낮아서 전위극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걸까. 그런데 이 공연은 전위극이지만 굉장히 실험적인 것은 아닌 듯한 느낌. 뜬금없는 결론은 창은 아름답다.